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던 아들이 중2가 되면서 아주 낯선 전혀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되었다. 품 안에 자식이란 말을 실감한다. 더 이상 품 안으로 들지 않고 반항하고 거절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상처가 된다.
부정당하는 느낌은 곧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이라 상처다.
나도 말하기 싫고, 곁에 두기 싫고, 더 이상 안고 싶지 않고, 품 안에 들이고 싶지 않다.
아 문득 나란 인간이 가지고 있던 그 부모됨이라는 것도 이토록 가벼운 사랑이었구나. 나도 그 절대적이고 맹목적이며 희생적인 아가페적인 부모됨의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. 그것도 아니었구나. 나는 철저히 이기적인 놈이었구나.
자신과의 관계에서 만큼은 철저하게 이타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교만이었다.
댓글 없음:
댓글 쓰기